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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남자 피임 수술 - 정관수술 후기와 부작용에 대해 알아보기

by 건강아빠 2022. 8. 10.

정관수술은 현대에 와서 그 효율성을 인정받아 점점 더 대중화되고 있는 수술입니다. 사회 한편에서는 자녀가 있는 남성들의 의무인 것처럼 다루어지기도 하고, 정관수술을 받은 남성이 훌륭한 남성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도 정관수술의 필요성을 느끼기는 했으나 수술을 통해 피임하는데 정말로 언론 혹은 방송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작용은 없는지 의구심도 느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정관수술을 받았고 5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상당히 많은 조사를 하고 고민을 한 후에 수술받았고, 수술을 받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닙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며 전문가로서 여러분에게 의학지식을 전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조사하고 찾아본 의학 정보를 단순히 공유하고, 정관수술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과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수술도구_집게_바늘_썸네일
일반적인_수술도구

 

1. 정관수술에 대해 찾아보다

둘째 아이 출산을 3개월 정도 앞둔 상황에서 정관수술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바쁜 일상과 사회에서 3명 이상의 육아를 하게 되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훌륭한 아빠와 남편의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되돌리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정말로 신중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꼼꼼히 부작용에 대해 조사해 보았습니다.



 1) 부작용

제가 수술 여부를 두고 고민했던 부작용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 정관수술 후 통증 증후군(post vasectomy pain syndrome, PVPS)

방송매체에서 정관수술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걱정할 필요 없으니 마음 놓고 받으면 된다는 정보를 많이 접했었습니다. 과연 그럴까 하고 조사를 하던 중 PVPS라는 후유증을 알게 되었는데요. 통증 증후군이라는 말 그대로 해당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수술받은 환자의 30%가량이 통증을 느끼고 그중에서 반 정도는 심각한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던 정보와 너무 다른 내용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PVPS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고, 한 가지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저는 전문가가 아니며, 개인적인 정보 조사 내용을 토대로 한 추측일 뿐입니다.

 

예전에 PVPS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1000명당 1명꼴로 PVPS가 생길 수 있다는 조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역시나 많은 대상 군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PVPS 발병률이 15~33%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무엇이 올바른 조사 결과인지 제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저 나름의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역학조사라는 것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어도 다시 병원에 가지 않고 참으면서 사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 옛날에는 해당 부위 불편함에 대해 수치스러워하는 경향이 더 강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추측을 바탕으로 저는 통증 후유증이 30% 정도라는 가능성을 믿기로 했습니다.

 

 

  • 정관 수술 후 통증 증후군(PVPS)의 원인 및 시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고 완벽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부고환의 압력 증가가 있습니다. 정자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배출됩니다. 그런데 수술로 이것을 완전히 막아버리게 되면 생성은 되는데 배출은 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 있던 정자는 분해되어 체내로 흡수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분해, 흡수되는 양과 생성되는 양이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PVPS가 발생하는 시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수술 후 3개월 정도까지 생기는 통증 및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수술 후 1~2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생기는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과 느낌으로는 생성되고 흡수 배출되는 양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술 후 1년 정도 지나고 부고환에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 전립선암?

하버드대 연구 결과 5만 명에 가까운 환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정관수술을 한 대상 군의 전립선암 발병률이 20%가량 더 높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토론토대학 연구팀에서 3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관수술을 받은 사람이 5% 정도 더 높은 발병률을 보였는데 이는 통계학적으로 보았을 때 의미 없는 수치로 우연에 가깝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발병률이 20% 높다고 가정하더라도 일반인 발병률이 1% 정도라면 20%가 높아져도 1.2%밖에 되지 않는 수치인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전립선암에 대한 걱정은 지울 수 있었습니다.

 

 

 2) 복원은 힘들다

정관수술은 매우 쉬운 편에 속하는 수술로 수술 시간이 15분가량밖에 걸리지 않는 간단한 수술입니다. 하지만 복원 수술은 매우 힘든 수술이며 수술 후 5년, 10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성공률도 희박하다고 합니다. 다음에 혹시나 셋째를 희망하게 될 경우를 생각하며 수술에 대해서 더 신중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2. 결정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관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분명 매우 두려운 후유증이지만 이것을 감수하고 수술받기로 했습니다. 수술의 간편함과 이후의 장점들이 너무나 크고, 첫째와 둘째가 너무나 빠르게 잉태되어서 셋째 아이가 생길 위험이 상당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3. 병원으로

어려운 수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빠르게 가까운 비뇨기과 병원 아무 곳에 전화한 후 즉시 예약을 잡았습니다. 

 

4. 상담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비뇨기과 병원을 처음 방문한 것이라 다른 곳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뭔가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칙칙한 기운과 퀴퀴한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중년 남성 아저씨들이 몇 분 대기하고 계셨는데 역시나 조금 침울한 분위기였습니다. 차례가 되어 의사 선생님과 상담했는데 자녀가 몇 명인지 물어보시고 부작용에 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남을 수 있기는 한데 0.1퍼센트도 되지 않는 희박한 확률이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그건 아닐 텐데’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런 의학 논문이 존재하니 의사 선생님이 틀린 말씀을 하신 것은 아니라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5. 수술

곧바로 옆에 있는 수술실로 들어갔고 남자 간호사 한 분이 안내해 주셔서 바지를 내리고 수술 침대에 누웠습니다. 간단하게 수술 부위 근처 면도를 하고 소독하고 수술포를 덮는 처치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야가 수술포로 막혀있어 자세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니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수술을 진행하셨습니다. 조금 찝찝했던 것은 수술 전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장갑을 끼는 것이 바르다고 알고 있는데 별도로 손을 씻지는 않고 그냥 수술 글러브를 끼셨습니다. 워낙 간단한 수술이라 역시나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저는 수술대 위에 오른 위축된 환자일 뿐이었으니까요. 수술은 국소마취 후 고환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한쪽씩 정관을 꺼내어 묶고, 자르고, 전기로 지지는 간단한 과정이라고 합니다. 수술하시면서 간호사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이 이전에 보았던 어떤 다른 환자가 너무 지저분했더라며 잡담을 하면서 수술을 진행하시는데 역시나 그러려니 하며 수술받았습니다.

 

6. 수술 후

간단한 주의사항 듣고 약국에서 항생제와 방수포 같은 것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술 후에 약간 불편함은 있었지만 심하지 않아 다음날부터 업무에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본적인 수술 후 지켜야 할 것들만 지키면 되는데 음주 금지, 며칠간 샤워 시 주의, 삼각팬티 추천, 무거운 것 들거나 격렬한 운동 금지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추가로 7~10일간은 성관계를 금지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술 후 피임이었습니다.

  • 수술 후 2~3개월 지난 시점
  • 20회가량 사정하여 남아있던 정자를 다 배출한 후
  • 정액 검사를 통해 확인 후 피임을 중지

이와 같은 부분이 권장 사항인데 정관 수술 후 피임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수술 후 3개월 안에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라고 합니다. 저는 다시 검사하기도 번거로워서 4개월 이상 충분히 시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검사를 받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수술 후 몇 달간 약간의 불편함과 통증이 있고 난 뒤에 괜찮아졌습니다. 이후에는 만져보면 부고환이 이전보다 훨씬 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크기에도 약간의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1년 반 정도 지난 후 고환 쪽에 압박이 느껴지는 상황이 생기면 통증과 불편함이 있었는데 6개월 정도 지속된 후 차츰 괜찮아졌고, 지금은 아무런 불편함이 없습니다.

 

7. 결론

정관수술은 장점이 매우 많은 피임 방법입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PVPS가 생겨 통증과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감당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수술을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복원이 매우 어렵고 실패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아니더라도 병원을 선택할 때 이왕이면 후기를 어느 정도 살펴보고 좋은 병원을 찾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후유증에 대해서는 각오를 다져야 하지만 수술 자체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고 신중히 결정했다면 수술 후에 더 큰 만족도를 가지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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